원룸 계약금, 마음 바뀌면 돌려받나
2026-09-01
방을 보고 나오는 자리에서 “오늘 계약금 좀 걸어두시죠”라는 말을 들었습니다. 다른 사람이 보고 갔다고요. 그때 제가 몰랐던 건 그 돈의 성격이었습니다. 계약금과 가계약금은 이름이 한 글자 다른데 법이 보는 눈이 완전히 다릅니다.
계약금은 ‘해약금’이다
민법은 계약금을 해약금으로 봅니다. 다른 약정이 없으면 돈을 준 쪽은 그 돈을 포기하고, 받은 쪽은 배액을 물어주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.1 원래 매매 조문인데 임대차 같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원칙적으로 준용됩니다.
| 누가 마음을 바꾸나 | 어떻게 되나 |
|---|---|
| 세입자(돈 준 쪽) | 계약금을 포기하고 나온다. 돌려받지 못한다 |
| 집주인(돈 받은 쪽) | 받은 계약금의 배액을 주고 해제한다 |
그러니까 “마음 바뀌면 돌려받나요”의 답은 기본값은 아니오입니다. 계약금은 그 위험을 사는 돈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.
단, ‘이행에 착수하기 전’까지만이다
이 해제권은 당사자 한쪽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만 쓸 수 있습니다.1 잔금이 오가기 시작하거나 이사가 진행되는 등 계약을 실제로 이행하기 시작하면, 그 뒤에는 “계약금 포기하고 나갈게요”가 안 됩니다.
가계약금은 법에 규정이 없다
문제는 “일단 조금만 걸어두세요”로 오가는 가계약금입니다. 민법의 해약금 규정은 계약금에 대한 것이고, 가계약금에는 그런 조문이 없습니다.
판례는 가계약금에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려면 약정의 내용, 계약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, 당사자가 달성하려던 목적과 진정한 의사, 거래 관행 등에 비추어 “정식 계약 전까지 교부자는 포기하고 수령자는 배액을 상환한다”는 약정이 명백히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봅니다.2
즉 사안마다 갈립니다. “가계약금은 무조건 돌려받는다”도, “무조건 못 받는다”도 사실이 아닙니다. 그래서 다툼이 잦고, 다툼이 붙으면 남아 있는 기록으로 판가름납니다.
그래서 실제로 할 일 — 문자 한 통
돈을 보내기 전에 조건을 문자로 남기세요. 통화로만 합의하면 나중에 서로 다르게 기억합니다.
- 이 돈이 계약금인지 가계약금인지
- 정식 계약을 언제 쓰기로 했는지
-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돌려주는지 아닌지
- 보증금·월세·관리비·입주일 등 합의한 조건
계좌 이체할 때 받는 사람 표시나 메모에 성격을 적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. 어느 쪽이든 “말로만 들은 것”을 남기는 게 목적입니다.
초기 자금 계산에서 계약금의 위치
헷갈렸던 게 하나 더 있습니다. 계약금은 보증금에 더해 따로 내는 돈이 아닙니다. 보증금의 일부를 먼저 내는 것이고, 나머지가 잔금입니다. 그러니 총액이 늘지는 않습니다.
대신 시점이 다릅니다. 계약할 때 한 번, 잔금 때 한 번 나갑니다. 전세대출을 쓰면 대출은 보통 잔금에 맞춰 실행되므로 계약금은 대출로 못 메우고 내 현금으로 먼저 나가는 돈인 경우가 많습니다. 집을 여러 개 비교할 때 “총액”만 보면 이 시점 차이가 안 보입니다.
- 민법 제565조(해약금) — 당사자 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,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. 매매에 관한 규정이나 임대차 등 다른 유상계약에 준용된다
- 가계약금에는 해약금 규정이 없어, 해약금 약정을 인정하려면 약정의 내용·동기와 경위·당사자의 진정한 의사·거래 관행 등에 비추어 그러한 약정이 명백히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판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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